미술치료를 공부할 때 인지신경학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의 뇌 구조는 어찌 이리 복잡하고 어찌 그리 많은 일들을 하시는지~ 모르면 이해될 때까지 보고 그래도 모르면 외웠다. 기본 지식이 좀 생기니 은근히 재미나다. 관련 책을 찾아 읽었다.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이다. 저자 Alex Korb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로서 15년 넘게 ‘우울증’ ‘뇌과학’을 연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뇌과학을 알고 자신의 정신건강이 대단히 좋아졌다고 한다.
ㅡ지금은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도 변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주의를 집중하거나 의도적으로 생각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거나 분명한 목적을 품고 감정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모든 일이 뇌를 바꾼다.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의 정수다. 마음을 사용하는 방식을 포함해 사람들이 하는 모든 경험은 실제로 뇌의 활동을 변화시키고 평생에 걸쳐 뇌를 리모델링한다는 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이 의미하는 바다.ㅡ 정신의학과 대니얼 J.시겔 교수가 추천사에서 밝힌 글이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외부환경의 양상이나 질에 따라 스스로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특성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를 의도적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다는 것. 우리를 괴롭히는 걱정과 불안도 의도적으로 바꿔치기가 가능하단다.
걱정과 불안은 완벽한 선택을 하고 싶을수록 커진다. 생각에 깊이 사로잡혀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거나 자신의 선택에 불만을 느낄 때는 더 커진다. 이때 뇌는 ‘하강나선에 갇힌 뇌’의 상태가 되어 우울증이 극대화된다. 뇌를 리모델링한다는 건 ‘하강나선에 갇힌 뇌’를 ‘상승나선을 만드는 뇌’로 바꾼다는 것. 뇌를 리모델링해서 축 처지고 우울에 빠진 뇌를 건져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뇌를 상승 나선으로 바꾸는 효과적인 리모델링 작업이 운동이라는 것이다.
상승 나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어나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작가는 앉아있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흡연이라고 했다. 앉아 있는 것이 그만큼 나쁘다는 말이다. 하강나선에 갇혀 우울증에 걸릴 거 같은 뇌가 소용없다고 포기하라고 말해도 걷기를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운동은 항우울제가 뇌에 미치는 효과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니 뇌가 우울하다고 신호를 보내면 일단 몸을 일으켜 산책이라도 하고 볼일이다. 평소에 많이 걸으니 나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고가 날 뻔했다. 건널목 앞에서 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다. 한 발만 더 내디뎠어도 부딪쳤을 상황이었는데 분명 하나님이 순간 지켜주셨다. 그러나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에 자꾸 불안감이 올라왔다. 눈을 감고 손바닥에 기를 모으고 달리는 차를 멈추게 한다. 성공! 불안감이 사라졌다. 뇌의 기억을 내가 원하는 대로 리모델링한 거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