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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의 인터넷 닷 컴>10년 젊어진다는데 

공무직 정년이 65세로 연장된다는 소식과 함께 젊어진 것 같다는 굿뉴스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의학과 영양학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궁여지책으로 정부가 마련된 정년연장은 일찍 은퇴하고 멀거니 수십 년을 놀면서 살아야 하는 100세 세상에 얼마나 다행인가. 정말 요즘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이 모두들 젊어졌다.

그래서 퇴직을 고민하던 중년들도 흥분되고, 정년을 코앞에 두고 살던 이들도 안심모드로 만족이다. 민간기업들도 정년연장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때맞춰 새로 당선된 대한노인회장도 현직에서 일하는 분이라 그런지 “법정 노인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올린다”고 연일 광고를 하니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가 젊어지는 느낌이다.

그간 점점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은 알게 모르게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껴 어깨가 무거웠을 것이며, 무료 전철을 이용하는 시니어들은 출근시간에 부딪치는 젊은 사람들을 대하기가 어색했을 터인데 정년이 연장되니 이런 문제들도 다소 해결이 되려는가 기대가 된다.

 

우리 아버지는 한참 펄펄하신 나이에 정년퇴직을 하시고는 하루가 다르게 팍팍 늙어 가셨다. 일손을 놓으신 처음에는 속이 터지시는지 밖으로 나도셨다. 산으로 들로 관광, 낚시, 등산, 맛집 등을 다니시기도 하고, 손주들을 데리고 유명 장날을 찾아 재래시장을 끌고 다니시며 먹자골목을 누비기도 하셨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밑천도 떨어지고 의욕도 떨어지신 듯 두문불출하셨다. 그때부터였다. 아버지가 부쩍 늙으신 것이.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몹시도 힘들었었다. 그러나 누구도 어떤 방법도 아버지에게 웃음을 찾아드릴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정말 노인이 되셨다. 아마도 마음이 먼저 늙으시니 생각도 몸도 쉽게 무너지시는 것 같았다. 자식들의 마음도 아프고 무너져갔다.

진즉 우리 아버지 때에 정년이 5년 10년 늦춰졌다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젊음은 그만큼 연장되셨을까? 아버지의 노화는 그만큼 늦춰 지셨을까? 오늘은 참 많은 생각이 스친다.

 

핵가족이니 개인주의니 떠들어도 어차피 우리의 가슴 내면에는 한 핏줄 한 가족의 피가 흐르고, 부모세대가 편하고 행복해야 우리들 세대와 우리 후손들 세대도 편하고 행복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정년이 늦춰지면 그만큼 청년들 일자리가 줄고, 복지혜택의 축소는 어려운 시니어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매스컴이 쏟아내는 그 후속조치들이 날마다 시끄럽다.

그러나 첫발을 내디뎠으니 쏟아지는 숙제들도 하나하나 잘 풀어지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익숙한 것에 잘 적응하고 잘 물드는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것들에 다시 익숙해지리라. 그것이 소위 말하는 시대정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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