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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의 낮은 목소리> 바하마에서 우간다를 생각하며 


지난달은 카리브해 유역의 바하마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아이들의 짧은 봄방학을 이용해서 짧게 다녀온 가족여행이었지만 많은 걸 느낀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뉴저지에서 비행기로 3시간여, 청록색 바다의 아름다운 휴양지에 도착하니 가슴이 탁 트이고 어린애처럼 마음이 설랬다. 1973년, 325년간의 영국의 긴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아직도 영국국왕을 국가원수로 섬기는 영국연방에 속한 인구 40만의 작은 섬나라, 관광이 주 수입원인 나라다.

수도 나소에서 조금 벗어나 미국인 휴양객을 상대로 만든 호사스런 리조트에서 호강하고 머물다가 원주민이 살고 있는 다운타운을 나가봤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원주민 흑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다가 문득 같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우간다가 생각났다. 우간다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부터 내 마음속에는 그 나라가 자리하고 있다.

빅토리아 호수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나라여서가 아니다. 10여 년 전, 2013년 8월 20일, 아직도 날짜조차 잊지 못한 그날, 우간다로 떠난 선교사 부부의 기억 때문이다. 그분들은 내가 캘리포니아에서 살 때 한 교회를 섬겼던 같은 교인이었다.

 

마침 담임목사님이 갑자기 사임을 하셔서 온 교우들이 슬픔에 차 있었을 때 그분들은 더 이상 선교지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다며 우간다로 떠나신 부부선교사이다. 우리는 목자 없는 아픈 마음들이었지만 생후 7개월 된 조엘을 비롯해 다니엘, 에셀 올망졸망한 3형제를 데리고 험지로 떠나는 박민수이순영 선교사를 눈물바다를 이루며 파송예배를 드렸고, 나도 사정상 교회를 옮기게 되면서 한동안 그분들과는 소식두절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반가운 이메일이 날아왔다.

ㅡ우간다 10년의 긴 시간 속에서 올해는 그 어떤 시간보다 행복하고 기쁨이 충만한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10년 전 어린 세 자녀를 데리고 아프리카로 떠날 때 가장 힘든 것은 아이들의 교육문제였습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그 어떤 지식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가장 최상이여 최고의 지식이라는 마음을 주셨고, 그때 내린 결단과 용기로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다니엘이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ㅡ


곧 우간다는 뜨거운 여름 태양볕이 이글거릴 것이다. 나는 여행지 바하마 다운타운에서 우간다 킹덤가족, 박민수이순영 선교사님 가족들을 위한 뜨거운 기도를 드렸다. 손주들과 함께 하던 여행이기에 손자또래의 다니엘, 에셀, 조엘 세 아이들의 기도가 절로 나왔다. 오지에서 사역하며 애쓰시는 모든 선교사님들을 위한 기도도 터져 나왔다.

바하마 원주민촌을 둘러보며 내 마음속은 선교의 마인드로 변했고, 이번 여행은 눈도 마음도 그리고 영적으로도 참 흐뭇한 여행이었다. 밀린 숙제를 마친 듯, 행복이 마음 깊이 차오르는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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